등록 : 2013.11.04 18:47 수정 : 2014.01.07 10:42

1

이번 원고에서 나는 두 번째 유형의 빵잽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두 번째 유형을 첫 번째와 구별해주는 건 ‘내면’이라는 요소다. 취사장을 벗어나 다른 작업장으로 옮긴 다음 내게 식깡을 던진 재소자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출소 때까지 미징역방(일하지 않고 종일 감금되는 방)에 머물렀는데, 작업 때문에 그 사동에 들른 나를 발견하더니 손을 흔들면서 반갑게 아는 체했다.

그 얼굴이 어찌나 해사하던지 그때까지 원한 비슷한 것을 간직하고 있던 내가 속 좁은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어정쩡한 태도로 인사를 하면서도 그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는 내 어색한 표정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피차 재소자 신분인지라 자유롭게 대화할 순 없었지만, 그 모습 어디에도 그날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즉, 다른 사람에게 물건 몇 개를 던지는 일은 그에게 의미심장한 폭력의 범주에 속하지 않았다. 영향을 미칠 정도의 사건이 못 됐던 것이다.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