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3.05 18:30 수정 : 2013.03.05 18:45

전국금속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지난 1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만도, 보쉬전장, 콘티넨탈 등에서의 ‘노조파괴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그동안 내로라하는 대공장 노조에 가려, 만도 계열 노조는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회사가 분리되고 여기저기로 팔려나가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알토란 같은 성과를 내왔다. 자기 사업장의 특성, 심지어 불리한 점까지 기회로 활용해온 노조의 기민함과 유연성이 큰 구실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일부 우연한 조건이 겹치면서 상승 효과를 냈다.

무엇보다 완성차 업계에 버금가는 임금과 복지 수준을 확보한 것이 눈길을 끈다. (주)만도의 임금과 각종 복지 수준은 자동차 부품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편이며, 완성차 회사들에도 뒤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 자본들이 소유한 옛 만도 계열사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금속노조 만도지부의 한 관계자는 “1987년 이전만 해도 잔업 두 시간과 특근 두 번을 해야 만도의 기본급이라고 할 만큼 임금이 열악했는데, 그 뒤 크게 오르는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며 “그러나 객관적으로는 노조에 결코 유리하지 않은 조건들이었다”고 회고했다.

가장 큰 기회는 회사가 공장을 이전하거나 분리할 때 찾아왔다. 다른 노조 같으면 ‘이전 반대’ 투쟁을 했을 테지만, 만도 노조는 이전을 수용하는 대신 임금 수준을 올렸다. 통계청 자료를 뒤져 이전할 지역의 물가와 학교·병원·상하수도 보급률 등 삶의 질을 비교해 회사 쪽에 제시했다. 통상 지방 소도시는 수도권보다 이런 시설이 열악했다. 실제 물가를 조사해봐도 오히려 지방 소도시가 비싼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맞춰 임금이 올랐다. 유난히 이전과 분리가 잦은 바람에 임금 인상에 큰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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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춘편집장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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