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3.05 18:24 수정 : 2013.03.05 18:46

만도기계 아산공장에 진입하는 경찰. 평화적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전혀 없어 강행된 경찰력 투입으로 노사정위의 존재가지 위협하고 있다.

3일 오후 만도기계 아산공장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점거농성을 벌이던 연구동의 김학렬 노조 수석부위원장(머리띠 두른 사람)과 노조 집행부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아산/이정용 기자

정부는 한라그룹의 로스차일드 프로그램을 방해하는 듯한 세력들에 철퇴를 내렸다. 98년 만도기계 노동자들의 평화적인 출퇴근 파업투쟁을 공권력이 진압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전기마저 끊겨 고단한 나날을 보내는 만도기계 수배노동자들.
무슨 사진 같은가? 1998년, 그러니까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이듬해 여름의 어떤 장면들이다. 보다시피 그땐 온 나라가 벌집을 쑤셔놓은 듯했다. ‘대마불사’라던 대공장의 노동자들까지 생존의 벼랑에 몰려 신음하며 싸웠다. 이 사진들은 당시 노동자들과 그 가족을 담은 것이다. 그러나 대공장 사람들은 아니다.

‘만도기계’라고 들어봤는가? 자동차부품사인 이 공장 사람들이 1998년에 어떻게 싸웠는지 아는 이들은 드물다. 물론 알려지지 않은 사업장은 얼마든지 많지만, 만도는 좀 특별했다. 그 전부터도 특별했고, 그래서 그들은 본보기 삼아 대공장들보다 먼저 당했다. 그 뒤로도 특별했다. 그들은 투기 자본의 먹잇감으로 ‘분할’되고도 연대해 잘 싸워왔다.

15년이 지난 지금 왜 다시 만도인가? 꿋꿋하던 옛 만도 계열 노조들은 최근 한두 해 사이 잇따라 체계적으로 파괴되었다. 이제, 다음 차례는 현대·기아자동차라는 한국 완성차 최대 노조가 될 거라는 얘기가 돈다. 만도 노동자들의 지난 승리와 패배를 미시적으로 복기하는 일은 그래서 한국 노동운동의 앞날을 거시적으로 전망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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