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11 17:03 수정 : 2013.06.12 10:47

영국 런던에서 일하던 요리사가 관타나모 수용소로 끌려가 여러 해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석방되고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는 자신이 죄수로서 그동안 겪은 학대, 분노 등을 알리기 시작했다.

우선 팔다리가 줄로 단단히 묶인다. 그런 후엔 머리가 움직일 수 없도록 고정한다. 다음 순서로 등장하는 건 호스. 콧구멍을 지나 식도로 들이민 이 관을 통해 묽은 죽 같은 액체가 위 속으로 흘러든다. 그러고 나서 호스를 제거한다.

“아, 정말 끔찍하게 아프지요!” 아하메드 에라쉬디가 말문을 연다. 그래서 피 흐르는 코는 관타나모 수용소(쿠바 남동쪽 관타나모 만에 있는 미 해군기지 내 수용소)에서 단식농성한다는 표식이기도 하다.

에라쉬디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5년간 감금됐다. 2007년 석방된 후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마침내 한 권의 책 <장군(將軍): 관타나모에 맞서 싸운 보통 사람>으로 펴냈다. 에라쉬디는 다른 죄수들과 함께 단식농성을 한 것도 여러 번이다. 그러나 위경련 때문에 열흘 이상 버틴 적이 없었다. “처우 개선을 요구한 게 아니었어요. 우리는 자유를 원했던 겁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아직도 166명이나 되는 죄수들이 수감되어 있다. 그중 적어도 100명은 단식농성 중인데, 이들의 요구 사항 또한 다름 아닌 석방이다. 기소도 재판도 없이 여러 해 감금되어 있었으니, 이제 그만 풀어달라는 얘기다. 그사이 농성자 중 21명에게는 이미 강제로 ‘음식을 투여했고, 5명은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미국 군부가 시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얼마 전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검토해보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그는 이미 여러 해 전에도 약속을 했다.

단식농성이 지속되기 전 관타나모 수용소의 기소자 대표를 맡았던 모리스 데이비스는 수용소 안에서 청원운동을 벌였다.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각자 호소문을 보내도록 했다. ‘만약 이 세상 어느 다른 나라에서든 우리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겪는 것처럼 수감자를 다룬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 나라를 단호하게 비난할 것이다’라는 논지였다. 겨우 사흘 동안 12만여 명이 서명을 하고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요구에 동참했다. 데이비스는 이런 행동이 “애국적이고 미국적이며, 또한 인간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글 크리스토프 셔이어만 Christoph Scheuermann <슈피겔> 기자

번역 장현숙 위원

ⓒ Der Spie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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