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6.03 09:24 수정 : 2014.07.03 11:12

시골 교사를 하면서 문필가로 이름을 날리는 이가 더러 있기는 하지만, 자기 삶터와 바깥세상을 견주어 팽팽하게 긴장된 글을 일관되게 쓰는 이는 단 한 사람뿐이다.

그 글이 떨리는 자리가 종이의 자리가 아니라 치열하면서도 온화한 삶의 자리인 이, 쓰기는 쓰되 글이 아니라 삶으로서 쓰는 이도 한 사람뿐이다.

그의 글은 뿌리가 강건하되 뿌리의 자리로 한정되지 않고 사유로서 유목하는 글이다. 그의 글은 2인칭의 격문이 아니면서 1인칭의 독백일 수도 없는 글이다. 부정법의 두 인칭 사이가 사랑의 자리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그 이상으로 세상을 사랑해 두 사랑이 마주치는 공명으로 나오는 소리가 그의 글이자 삶인데, 그것은 기성의 현실 어디에도 정위되지 않는다. 그는 하는 수 없는 아나키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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