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3.04 14:35 수정 : 2014.03.30 14:09

선동은 한 문장으로 가능했다. 황우석이 그랬다. 그는 과학적 증명 없이 ‘최고 과학자’ 반열에 올랐다. 정치권과 언론은 그를 신화화했고 사람들은 그를 추종했다. 진실은 거짓이 되었고, 거짓은 진실이 되었다. 광기의 시대였다.

반박에는 수십 장의 증거 자료가 필요했다. 하지만 때는 늦었다. 사람들은 이미 선동돼 있었다. 진실을 말해도 믿지 않았다. 검찰 수사로 힘겹게 찾은 이성은 올곧은 이성이 아니었다. 그들은 미련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성찰 없이 시간은 흘렀다. 유령이 다시 한국 사회를 배회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불사조처럼 자신을 신화화한다. 정작 그의 실체는 숙주를 찾아 옮겨다니는 기생생물이요, 그의 숙주가 되는 것은 과학을 힘의 숭배로 전치하려는 우리 사회 일각의 압도적 욕망이다.

사건 발생 이후 8년, 황우석 사기극을 최초로 제보한 이가 입을 열었다. 그의 증언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을 토대로 지금도 계속되는 ‘진리 사건’을 써내려간다. 에피소드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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