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2.04 14:21 수정 : 2014.03.02 14:23

민영화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다. 뒤를 돌아보면 부동자세를 취하지만 등을 보이는 순간 한 걸음 다시 닥쳐온다. 그래서 코레일의 수서발 KTX 운영 자회사 설립이 민영화냐 아니냐 하는 것은 허구의 논쟁이다. 민영화는 단속적인 순간동작이자 동시다발적인 이행이다.

민영화는 말기암 합병증이다. 고약한 암일수록 자각증상이 없다가 어느 날 문득 발병해 순식간에 전신으로 퍼진 뒤 온갖 합병증을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 민영화도 말기암처럼 도래해 우리 사회의 공적 영역 전체를 집어삼킬 것이다. 지금 우리는 민영화 몇 기를 앓고 있는가.

국가가 통째로 민영화되는 날, 민영화의 거대 기계도 작동을 멈출 것이다. 지금 그 기계를 세울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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