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2.02 11:04 수정 : 2014.01.07 10:46

오늘날 대중음악 가수로 입문하는 길은 크게 두 갈래다. 기획사 오디션을 통과한 뒤 자본의 힘으로 ‘제조’되거나,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톱10에 든 뒤 기획사의 부름을 받아 ‘개조’되는 것이다. 두 길의 합류 지점에 ‘기획’이 있다. 음치를 실력 있는 가수로 만든다는 풍문은 근거가 없지만, 기획은 노래 실력을 변별력 항목에서 삭제할 정도의 마술을 발휘한다.

라디(Ra.D)는 가수이자 작곡가, 프로듀서다. 기획사 오디션을 보지도 않았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전한 적도 없다. 독학으로 음악을 배웠고, 제 손으로 곡을 만들어 불렀으며, 혼자 기획을 하고 공연도 했다. 어느 날 자고 나니 유명해지지 않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보니 어느덧 위에 올라서 있었다. 기획사의 전속계약을 뿌리쳤고, 다만 공동제작을 수락했다.

라디는 여느 인디 뮤지션들과도 다르다. 음악을 예능의 한 장르로 여기는 것에 결코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음악을 숭배 대상으로 삼지도 않는다. 그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표현하려 했으며, 표현 수단으로 음악을 선택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음악이었고, 음악 말고는 잘할 수 있는 게 달리 없기도 했다. 그리고 음악은 그에게 생계였다.

그런 라디를 아이돌 가수들이 흠모하고 선망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아이돌의 아이돌이자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파트너. 한국 음악계의 이 예외적 존재를 <나·들>이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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