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0.07 17:22 수정 : 2013.10.10 18:15

<나들>은 11월호부터 독자가 주위 사람 을 인터뷰한 글을 싣는다. 인터뷰라는 소 통 방식은 새로운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의 ‘3차원 인터뷰’ 모습.
저널리즘이 독자를 참여의 대상으로 인식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88년 창간한 <한겨레>는 국내 언론 최초로 ‘국민기자석’이라는 독자란을 만들어 오랫동안 운영했다. 그전까지 언론에 독자는 기사 제보 전화를 하거나 가끔 항의 전화를 하는 존재에 불과했다. 지금은 신문과 방송이 옴부즈맨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관계 법령에 의해 방송은 의무적으로, 신문은 인센티브가 가미된 반쯤 강제된 방식으로 도입됐다.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뉴미디어의 출현은 신문·방송에 독자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충격을 가했다. 인터넷 댓글이 또 다른 정보로 인식되면서 자사 사이트에 게재한 기사에 댓글 쓰기 기능을 달았고, 독자에게 앞다퉈 블로그 계정을 제공했다. 그러나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어느 것도 언론이 나서서 능동적으로 독자에게 문을 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뉴미디어 출현은 오히려 기존 언론이 독자를 어떻게 여기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포털 사이트에 철저히 종속돼 낚시성 제목 달기에 열을 올리는 오늘날, 많은 언론들의 모습은 남루하기만 하다.

<나·들>이 창간 1주년을 맞아 독자와 지면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 계획은 이미 1년여 전 창간을 준비하면서 구상했으나, 지면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1년간 유예기간을 둔 것이다. <나·들>은 독자가 참여 대상을 넘어서 참여의 주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편집권, 나아가 언론 자유는 매체의 배타적인 권리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독자와의 편집권 ‘공유’는 편집권 정신에 더 다가가는 것이자 언론에도 꼭 필요한 일이다.

한국 언론은 오랫동안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이 절실한 과제였다. 이에 따라 편집권은 언론사가 외부에 대해 배타적으로 지켜내야 할 것으로 여겨졌다. 공영방송의 경우 지금도 사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미디어 환경의 전반적인 변화는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편집권을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어느 면에서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보다 경제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더 지키기 어려워졌다. 제작 단계에서의 독자 참여는 편집권을 지키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

언론에는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독자 참여가 절실해졌다. 매체가 다양해지고 미디어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언론 내부 인력만으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정보와 독자의 관심사를 제대로 감당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나·들>은 기자와 독자가 함께 콘텐츠를 만듦으로써 이런 변화에 대응하고 독자의 기대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11월호(제13호)부터 시작하는 독자 연재 코너 제목은 ‘진짜 당신을 알고 싶습니다’(가칭)이다. 독자가 인터뷰어가 되어 자신의 부모, 자식, 친구, 친척, 동료 등 가장 가까우면서도 정작 궁금한 것을 묻지 못했던 이를 직접 인터뷰하는 형식이다. 가장 가까운 사이일수록 오히려 못하는 이야기가 많을 수 있다. 평소와 다른 소통 방식인 인터뷰를 통해 뜻밖에 새로운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량은 200자 원고지 32장 안팎이며 일문일답이나 수필, 일기 등 자유로운 형식으로 쓸 수 있다. 생생한 인터뷰 사진도 함께 실을 수 있다. 아무 때나 <나·들> 전자우편 계정(na-dle@hani.co.kr)으로 보내면 매달 한 편씩 선정해 싣고, 소정의 원고료와 1년 정기구독권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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