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2.27 22:37 수정 : 2012.12.27 22:38

1996년. 나는 군 제대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기쁘지 않았다. 반대였다. 신호등이 고장 난 네거리에 서 있는 것처럼 미래는 혼란스러웠고, 26개월의 군 생활로 머릿속은 진공관처럼 텅 비어 있었다.

 그즈음 행정반 후임병이 “컴퓨터와 인터넷을 배워보라”고 권유했다. “컴퓨터와 인터넷?” 하는 나를 보며 후임병은 비장한 표정으로 “앞으로 그 두 가지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직하게 말해 그때만 해도 난 인터넷이 새로운 이데올로기인 줄 알았다. 컴퓨터도 마찬가지였다. 고가의 게임기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결국, 후임병의 예상이 맞았다. 오늘날 세상은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고, 컴퓨터는 지식의 창조자가 됐다. 따지고 보면 당시 컴퓨터와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하리라 믿었던 건 후임병만이 아니었다. 서울대생 김택진(45)과 허민(38)도 같은 생각이었다.

 1985년 서울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김택진은 컴퓨터에 빠졌다. 그는 컴퓨터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주목했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혔다. 그의 첫 작품은 ‘아래아 한글’이었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동희 : 네이버 ‘스포츠춘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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