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1.08 17:58 수정 : 2013.01.08 17:58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한국에 금융 자유화와 기업 구조조정을 요구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참모였던 딕 모리스와 전화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나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이 과연 한국인들에게 옳은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우리는 지금 그들에게 실업자를 양산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들이 한국 기업을 사도록 하고 있다. 지금 우리(미국)가 그들(한국)에게 강요하는 것은 사실, 미국에서조차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자본주의적 관행이 아닌가?”1

클린턴이 감지한 것 이상으로 신자유주의 체제에 편입한 한국인의 삶은 피폐했다. 신자유주의 경제 구축을 위해 국가는 자본가들에게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라는 선물을 주었고, 그로 인한 고통은 고스란히 가난한 이웃에게 돌아갔다. 덕분에 자본가는 흑자 내는 공장들을 패쇄하고, 한 번에 수천 명의 노동자를 해고하며, 공장을 다른 나라로 옮겨도 어떤 사회적 제재도 받지 않는다.

전세계 기타 시장의 30%를 점유하는 콜트콜텍도 흑자를 내는 공장을 폐쇄하고, 가족이라 부르던 노동자를 일언반구 없이 1천 명 넘게 잘랐다. 너무 정당하기에 두세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콜트콜텍 점거 투쟁은 2천 일이 훌쩍 넘었다. 2012년 2월 23일 대법원에서 콜트 노동자들이 승소했는데도 콜트콜텍 박용호 사장은 2012년 5월 31일 그들에게 2차 해고를 통보했다. 복직시키지도 않았는데 다시 해고할 수 있다니 축지법보다 놀라운 능력이다. 박용호 사장은 한술 더 떠 인천 부평 콜트 공장을 매각했고, 공장 부지의 새 주인은 용역 깡패를 고용해 노동자들을 쫓아내려 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지역의 활동가와 시민, 신부·수녀, 다른 곳에서 투쟁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새로운 예술가들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은선 수유너머N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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