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2.05 03:47 수정 : 2013.02.05 03:48

태준식 감독이 이태원 네거리 대로변에서 위태롭게 선 채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웬일일까? 그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의 마지막 1년을 기록한 <어머니>(2012)를 비롯해, 쌍용자동차 노동자 파업을 지켜본 <당신과 나의 전쟁>(2010), 노동가수 연영석을 따라나선 <필승 연영석>(2006·2007) 등을 연출한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이태원 탐험의 동행인이 되기로 한 그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나중에 알 수 있었다. 태 감독 역시 이태원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구상 중이다. 작가, 미술가, 영화감독 등이 모여 각자의 방식으로 이태원을 재해석·재구성하는 작업을 모의하고 있다. 이 ‘이태원 프로젝트’의 선봉을 <나·들>의 ‘이태원 연대기’가 맡고 있는 셈이다.

사회의 시야에서만 사라졌을 뿐, 전혀 줄어들지 않은 사람들이 이태원에 있다. 그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스케치한 장면에 그들의 남루함이 남아 있었다. 순간을 잡아채는 사진이란 셔터를 누르는 사람이 보는 것, 보려는 것, 그래서 보여주고 싶은 것을 담아낸다.

이태원의 중심을 자처하는 ‘해밀톤 호텔’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노점이 줄지어 있고, 또 좁은 보도를 사이에 두고 유난히 ‘큰옷’ 간판을 많이 내건 의류 매장들이 도열해 있다. 좁은 틈으로는 또 다른 이태원의 모습이 가파른 계단 아래로 미끄러지고 있었다. 우리는 번잡한 거리의 ‘야외 백화점’을 가로질렀다.

다이나믹 듀오가 꿈 키우고, 스트리트 패션이 싹튼 곳

모두가 비난과 조소를 날려도 프로파간다고

비록 방법은 달라도 이 문화를 지키는 사람들의 마음은 하나요

-본킴·넋업샨, ‘Dacorner’ 중에서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힙합 문화의 요람인 이태원 옷가게 ‘다코너’의 주인 김권영씨의 현재 모습과 모니터 속의 20대 모습. 그도 어느덧 40대가 됐다.

글 나도원 음악평론가 / 사진 나도원·태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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