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1.04 10:53 수정 : 2013.01.04 10:53


광주시 충장로는 젊음의 거리다. 주말이면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2012년 12월 22일 오후,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 좁은 거리를 가득 채운 3천여 명 가운데는 중·장년 층이 더 많아 보였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여준 광주 시민들의 높은 투표율에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프리허그 행사가 열렸다. 100m 정도 늘어선 줄의 맨 앞쪽에 두 딸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서 있는 여성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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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기다렸다. 춥지만 꼭 만나서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참고 기다렸다. 범죄심리학자로 TV에 출연했을 때 그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어왔는데, 이번 대선 과정에서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 관해 논리정연하면서도 거침없이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 ‘경찰 중에 저런 분이 있구나.’ 대단해 보였다. 아버지가 경찰이었기 때문에 경찰이 얼마나 보수적인지 잘 안다. 학생 때부터 아버지와 많이 싸웠다. 정치문제에 관해 의견 대립이 심하다. 이번에도 아마 기호1번 찍으셨을 거다.

초등학교 ‘돌봄강사’로 일하고 있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을 방과후부터 저녁 6시까지 돌본다. 엄마 같은 마음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기 때문에 아이들의 인성 파악을 위해 노력한다. 기초학력도 없고 난독증까지 있던 아이에게 2년간 정성을 다했더니 전 과목이 90점을 넘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놀라워했다. 그 아이의 어머니가 고마움을 표할 때 고맙고 보람찼다.

며칠간 어찌할 바를 모르며 세상을 원망했는데 프리허그를 하고 나니 많이 풀렸다. 그의 씩씩하고 열정적인 태도를 보면서 다시 희망을 품게 됐다.

앞으로 5년 동안 정직하게 살겠다. 세금도 잘 내고. 그것이 내가 언제나 실천할 수 있는 정의다. 당선인도 꼭 그랬으면 좋겠다

박승화기자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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