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2.02 11:33 수정 : 2014.01.07 10:47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대통령 퇴진 시국미사를 앞둔 전북 군산시 수송성당은 기자와 신도들로 붐볐다. 어둑신한 주차장 한켠에서 흰 빛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미사복을 입은 신부님들이었다. 문정현·문규현 형제 신부를 찾아보았다. 평생을 기득권 세력의 불의와 폭력에 맞서 싸워오신 분들. 동생인 문규현 신부만 보였다.

“신부님, 안녕하세요?”

“어? 반가워요. 잘 지내지요?”

“네. 큰 신부님은? 작은 신부님 혼자 오셨어요?”

“강정 지키셔야지. 나만 왔어.”

“네에….”

“근데 일흔이 넘었는데 작은 신부가 뭐야. -.-”

“하하! 죄송합니다.”

밤이 깊을수록 신부님들의 미사복은 어둠을 밝힙니다. 저 같은 사진쟁이도 다른 빛 없이 현장 그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만큼. 고맙습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 곁에 계셔주세요, 신부님!

글·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