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4.03 17:18 수정 : 2013.04.03 17:18

그는 많은 사람 앞에서 희망을 주고 의지를 다지는 노래를 부른다. 교내 노래패로 시작해, 그의 표현을 따르면 ‘직선적인 노래’를 20년 넘게 부르고 있다. 지금 속해 있는 ‘우리나라’는 효순이·미선이 사건, 탄핵 반대 촛불 시위 때 활발한 활동으로 이름을 알린 노래패다.

“민중가수? 그것도 괜찮지만 ‘노래하는’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좋다. 세상을 바꾸는 도구로서 노래의 힘을 느껴 노래패 활동을 시작했다. 노래를 하면서 나 스스로도 밝고 힘차게 변했다.”

요즘 그는 개인음반을 준비 중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활동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멤버가 모두 개인음반을 냈다. 나도 2집째다. 40대에 접어들면서 한동안 멍했다. 활동을 쉰 적은 없지만 조금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나는 떼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 /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 /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고독’, 이생진 시·이광석 곡)

 

녹음실 안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는 허전함이 짙게 묻어 있다. 그는 자신을 ‘바다 속 섬’이라 부른다.

“많은 이야기가 넘실대지만, 물밑으로 내려가면 알 수 없는 고독과 마주친다. 사람들 속에서 웃으며 노래하고,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지만 때때로 바다 속 섬처럼 깊은 고독에 잠기기도 한다.”

노래의 힘에 대한 믿음은 변함이 없다. 나이 들면서 삶의 여러 표정과 감정을 생각하게 되었다. 듣는 사람도 노래하는 자신도 서로 위로하고 응원하는 노래. 바다를 가슴에 담아둔 사람들. 그는 가슴에 섬 하나 숨겨놓고 바다를 그리워하는 많은 사람들과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한다.

박승화 기자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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