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2.29 02:05 수정 : 2012.12.29 02:05

밀리언셀러, 말 그대로 한 권의 책이 100만 부나 팔린 ‘사건’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은 다른 분야에서도 쓰이지만 문화 영역에서는 주로 음반과 출판에서 초대형 히트작을 가르는 기준으로 활용한다. 1990년대 초·중반 음반 시장에서는 심심찮게 밀리언셀러가 등장했으나, CD와 테이프가 사라지고 소비자 패턴이 다운로드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제는 불가능에 가까운 수치가 되었다. 출판시장에서는 1년에 한두 종 정도의 밀리언셀러가 등장하는데, 요즘 한 해 나오는 단행본이 4만 종가량 된다고 하니 과거 음반시장과 비교해도 훨씬 낮은 확률이다.

 100만 부는 여느 출판인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수치다. 한 명의 편집자가 1년 동안 작업하는 책이 5~10종인데 이 가운데 절반이 1천 부 안팎, 나머지 절반이 초판 판매를 넘어 증쇄에 성공한다고 해도 연간 판매량이 3만 부 남짓이니 이렇게 30년을 쌓아야 누적 판매량이 100만 부에 이를 수 있다. (물론 구간(舊刊)으로 쌓이는 판매량을 더하면 이 기간은 줄어들 수 있으나 아무리 넉넉하게 잡아도 20년 이상이다.) 다른 방식으로 계산해도 마찬가지다. 보통 단행본 초판 인쇄 부수가 2천~3천 부 정도인데, 매일 3천 부씩 1년을 찍어야 100만 부가 조금 넘으니 보통 출판사에서는 가늠도 할 수 없는 수치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어떻게 일어나고, 또 누가 만들어내는 걸까. 밀리언셀러의 주인공은 당연히 책 자신이겠지만, 밀리언셀러에 대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태근 ‘알라딘’ 인문 분야 담당(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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