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2.28 11:42 수정 : 2012.12.29 01:17

곽현화, 김조광수 박승화 기자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의 상대어다. 이런 표현이 가리키는 두 성 정체성 사이에는 건너지 못할 큰 강이 흐른다. 그 강은 성 정체성의 생태계에 흐르는 유일한 강이다.

현실은 다르다. 어떤 동성애자들 간의 거리는 어떤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간의 거리보다 오히려 멀 수도 있다. 성 정체성의 생태계는 이분법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훨씬 풍성하다. 그 사이로 수없이 많은 갈래의 물줄기가 흐른다.

이분법으로 보면 곽현화는 이성애자 여성이다. 하지만 그녀가 스스로 인식하는 고유함을 강조하면 ‘섹시한 이성애자 여성’이다. 김조광수는 동성애자 남성이다. 곽현화식으로 하면 ‘소녀 같은 게이’다. 성 정치학적으로는 둘 다 소수자이자 약자다.

이들을 이택광 경희대 교수와 손아람 작가가 만났다. 섹시한 이성애자 여성과 소녀 같은 게이의 정체성은 무척 친밀했고, 많이 닮기도 했다. 성에 관한 두 사람의 자유분방한 대화는 이분법과 우승열패, 승자독식의 신화가 지배하는 세상을 향한 유쾌한 독설로 이어졌다. 성에서 사회로, 이들에겐 왜 그 흐름이 자연스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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