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4.01 15:21 수정 : 2014.05.02 15:03

박병규 기아자동차 광주지회 전 지회장은 노동운동이 정파 패권주의로 흐르는 폐해를 경험한 뒤 노동자 인문학 교육에 나섰다.한겨레 박승화
2014년 3월18일 전남 구례의 한 연수원. ‘철의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앉아 있었다. 그들이 응시한 것은 투쟁이 아닌 ‘문학 속 사랑’. 강의 주제가 매일 기계와 사투하며 기름밥을 먹는 노동자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선입견인지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강사의 입담은 거침이 없었다. 유행가 가사처럼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그들은 어떤 응답을 할까?

“이별이오.”

“왜요?”

“두 번 이혼했거든요. 아, 세 번이구나. 아들놈을 보내서.”

50살을 훌쩍 넘겼을 것 같은 노동자가 쑥스러운 듯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을 때 강사는 흠칫 놀라는 눈치였다. 너무나 솔직한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강사는 프랑스 여성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 <연인>과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영화 <연인>, 미국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와 배즈 루어먼 감독의 영화 <위대한 개츠비> 등을 교차하며 사랑과 삶의 심연 속으로 유영해 들어갔다.

노동은 무엇이고 또 사랑은 무엇인가? 나는 왜 일하고 또 사랑하는가? 그들은 육체와 감각적 탐욕이 가득 찬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온 사람들처럼 강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사랑이라 하면 육체적인 것만 생각했는데 다른 것도 있네요.” 자동차 조립 완성 라인에서 매일 반복 노동을 해왔을 노동자는 무심코 내뱉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인문학 노동자’로 걸음마를 떼고 있었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동조합이 조합원 교육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는 인문학 강의. 지금은 다른 노조에서 벤치마킹할 정도의 교육과정으로 자리잡았지만 시행 초기엔 좌초 위기를 겪기도 했다. 기아차 노조 전체 대의원대회에서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회사 쪽과 함께하는 사업이라서 안 된다는 거였다. 하지만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니라 내용(노조는 조합원을 위해 회사의 지원을 많이 이끌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형식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원들이 들고일어나 자칫 사장될 뻔한 교육을 살려냈고, 3년째 순항 중이다.

조합원의 사고 변화와 조합원이 주체가 돼 얻은 작은 승리, 이것이 진정한 인문학의 힘일까?

기획자 박병규 전 지회장

‘인문학으로 무장’한 노동자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은 박병규 기아차 광주지회 전 지회장이다. 그는 2011년 22대 지회장으로 당선된 뒤 노동자와 시민이 함께하는 ‘인문학 아카데미’와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교육’을 만들었다. 사실 그는 기아차 노조뿐만 아니라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에서도 이름이 꽤 알려진 인물이다. 1990년 광주공장에 입사해 25년간 근무하며 세 번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그것도 연임이 아니라 꽤 시차(1999년·2009년·2011년)를 두고 당선된 특이한 사례. 금속노조가 탄생하기 전 금속연맹 부위원장을 했고 금속연맹·금속노조 위원장 후보로도 출마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상급노조와 단위노조를 두루 거친 그의 경험이 인문학 강좌를 기획한 연결고리가 된 것일까?

“노동운동이 잘됐다면 인문학을 고민하지 않았을 겁니다. 상급노조든 단위노조든 내부를 들여다보면 옳고 그름의 문제, 윤리와 가치의 문제보다는 힘과 진영 논리로 해결하려는 생각이 팽배해 있었어요. 결론이 어떻게 나든 토론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됐죠.”

연결고리는 있지만 긍정의 고리는 아니었다. 그는 현재의 노동운동을 비판하며 그 대안으로 인문학을 찾은 것이다. 그의 문제의식은 노동운동의 정파 패권주의와 맞닿는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도 조직사업을 포기한 이유로 정파의 폐단을 지적한 바 있다. 현장에서 ‘인간쓰레기’라고 지탄받는 무능한 활동가를 조직이 보호하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노동운동은 상급의 몇몇 정파에 의해 전략이 독점되고 아래로 전술이 내려오는 형식이었다. 소통 없는 상명하달이었고 하복을 요구했다. 간부들은 조직 논리에 매몰됐고 조직의 이데올로기에서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다.

“과거 노동운동은 관념에 매몰돼 있었어요. 현재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 결과는 조합원과의 단절이었다. 조합원은 노조를 슈퍼마켓처럼 생각한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만지작거리고 없으면 버린다. 노조가 조합원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합원은 죄책감 없이 노조를 외면한다. 박 전 지회장이 비유한 노조의 현실이다.

“민주노총의 최대 조직인 국민파1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대부분 정파가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앙파, 현장파도 자유로울 순 없죠.”

그렇다고 노동자도 노동운동 위기의 원인 제공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기아차의 경우, 업무가 분업화돼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단순노동을 반복한다. 노동은 규격화되고 노동자의 삶은 획일화됐다. “삶 자체를 고민하기 어렵죠.” 산소호흡기에 간신히 의존해 생존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노동의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박 전 지회장은 오래전부터 노조와 노동자 모두에 ‘메스’를 대야 한다고 생각했다. 희망의 대상은 노조보다는 노동자다.

“닫힌 사고를 갖고 있는 간부들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보다 조합원들의 건강성을 기르고 노조 혁신 사업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휠씬 빠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노조 일을 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습니다. 그리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인문학적 사고를 통해 지평을 넓혀가는 과정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는 다년간 노동 현장에서 얻은 교훈을 갖고 김상봉 교수(전남대 철학과)를 만나 노동자의 인문학 교육에 대해 타진했다. 그 결과, 노학연대가 꿈틀댔다. 임금투쟁·정치투쟁을 넘어서는 ‘사람투쟁’의 시작이었다.

정파주의 폐해, 인문학을 부르다

기업가는 명품을 쇼핑하듯 인문학을 소비하고 싸구려 인문학을 경영에 접목한다. 삶의 목적이 되어야 할 인문학이 자본을 만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과 기술을 교차해 상품을 팔고, 삼성의 이건희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소프트웨어 인재를 선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래서 인간에 대한 보편적 가치에 대한 물음은 소실된 채 콘텐츠 생산으로서의 인문학에만 천착하는 것이 기업의 인문학이다. 그 뒤안길에 ‘진정한’ 인문학적 가치에 위배되는 정리해고와 손해배상·가압류로 죽음에 내몰린 노동자만 남았을 뿐이다. 하지만 노학연대에 의한 노동자 인문학 교육은 수단이 아닌 목적을 좇는다.

“임금투쟁보다 인문학 강의가 조합원들에게 더 생산적이라고 봤습니다. (조심스럽긴 한데) 기아차 노동자의 임금 수준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럼에도 삶이 윤택해졌느냐 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죠. 조합원의 사고를 자유롭게 하고 창의로운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사업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 교육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거죠.”

노조는 2012년부터 5차례에 걸쳐 인문학 아카데미를 열어왔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강좌는 이화경 작가가 진행하는 ‘내 인생의 자서전 쓰기’다. 박 전 지회장이 강조하는 ‘노동자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이 강의의 주 목적이다. 그 외 ‘그리스신화와 예술’ ‘나의 인생, 나의 예술’ ‘인문, 그 어울림과 어긋남’ 등을 통해 노동자의 삶에 인문학적 숨결을 불어넣으려 했다. 지금까지 참여한 강사진은 화려하다. 엄기호 박사·송경동 시인·이택광 교수 등 학계에서부터 영화감독 변영주·지휘자 구자범·소설가 공선옥 등 사회 유명 인사들이 참여했다. 개중 눈에 띄는 것은 2차 아카데미 때 집중강좌로 마련한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다. 김상봉 교수가 총 6강으로 진행한 이 강좌는 기업을 참된 의미의 생산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자에게 경영권을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했다. 현시점에서는 전복적인 내용처럼 보이지만 당연히 가야 할 목표다.

하지만 시행 초기에는 공감과 반감이 공존했다. 노조 집행부 안에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했다. 인문학 아카데미는 회당 1500만~3천만원의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그렇다고 많은 조합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었다. 반대의 목소리는 직접 조합원의 피부에 와닿는 사업을 하자는 것이었다. 최일선 지도위원은 “‘그때 그 예산으로 조직사업을 해야 하지 않았느냐’는 주장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때마다 박 전 지회장은 ‘조합원이 내가 왜 노동을 하는지, 나에게 노동이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광주공장 내 상대 조직의 ‘노동운동이냐 사회운동이냐’ 하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설득하지는 못했다.

그즈음 상급단체 쪽에서는 광주공장의 노동자 인문학 강좌를 꾸준히 벤치마킹하러 왔다. 사업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박 전 지회장의 생각은 회의적이었다.

“타사 노조가 벤치마킹하는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구심도 듭니다. ‘저렇게 하니까 연임을 하더라’ ‘권력이 오래가더라’만 보러 오는 것 같아요. 노조가 인문학 교육의 목적을 분명히 갖고 있지 않으면 본질을 보지 못합니다. 단순히 인기 영합적인 발상에서 찾아오는 것이 아닌지 의문스럽습니다.”

‘공동체’로 가는 연결고리

노조와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김상봉 교수에 따르면 인문학적인 힘은 1차적으로 사고방식, 2차적으로 의사소통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신의 변화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라며 인문학 교육이 장기 프로젝트임을 강조한다. 박 전 지회장 역시 “단기간의 성과를 보고 사업을 진행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3년째를 맞는 노동자 인문학 강좌가 딱 부러지는 성과를 냈다고 하기는 어렵다. 아니, 벌써부터 성과를 찾는 행위는 어쩌면 무지의 발상인지 모른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은 현장에서 잔잔하게 불고 있었다.

인문학 강좌의 한 장면.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조 제공
조합원들이 인문학 강좌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 그 단초다. 한 조합원은 “수십 년간 살아오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노조를 격려한다. 다른 조합원은 “몸이 못 갈 뿐이지 듣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다. 작업장에서도 변화가 눈에 띄고 있다. 강좌를 들은 조합원들이 작업을 쉬는 틈틈이 책을 읽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강좌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의 문의도 늘었다. 최 위원은 “미약하지만 이런 것이 조그마한 변화 아니겠습니까”라고 되묻는다. 적극성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겠지만 조합원이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스스로 노조를 찾게 만들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조합원이 노조의 주인이 되는 것, 박 전 지회장이 노리는 인문학 강좌의 정신일까?

“조직의 생명은 자발적 참여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인문학 강좌의 목적입니다. 조합원은 스스로 질문하고 노조는 응답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노조 문화를 모두 바꾸는 것이죠. 비록 더디더라도 그것이 아래로부터의 노조운동입니다. 인문학이 전체가 될 수 없겠지만 중심에 있다고 말할 수는 있죠.”

‘노란봉투’ 캠페인2 동참은 인문학적인 힘을 보여준 작은 사건이다.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는 대기업 노조로선 처음으로 노란봉투에 참여했다. 노조는 내부적으로 조합원의 자발적 참여를 위한 모금운동을 진행했고, 380여 명의 직접 참여를 이끌어냈다. 월급에서 일괄 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참여를 원하는 조합원이 직접 4만7천원을 기부하는 방식을 택했다. 박치일 부지회장은 이러한 결과를 광주와 기아차의 특수성으로 설명한다.

“우리도 1997년에 매각의 아픔을 느껴봤습니다. 쌍용차의 정리해고에 대한 일종의 동질감이라 할 수 있죠. 어떻게 보면 쌍용차가 경쟁사지만 경쟁 상대가 아니라 같은 노동자라는 생각이 앞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리해고의 동질감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과거 정리해고를 경험한 대기업노조 중 노조 차원의 참여는 아직 미미하기 때문이다. 집행부의 의지와 노력이 없었다면 쉬이 나올 수 없는 결과물일 것이다. 인문학과 연관된 걸일까? 박 전 지회장은 “연관성은 미미할 것이다”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인문학 강좌에서 ‘내 인생의 자서전 쓰기’를 강의하는 이화경 작가는 “노란봉투의 성과는 100% 인문학의 힘”이라고 믿는다.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가 인문학 강좌와 함께 펼치고 있는 사업이 또 하나 있다. 전남 담양 공동체 마을(가칭)이다. 담양군이 2018년 2천여억원을 들여 전원주택 860가구를 짓는 사업에 노조는 400가구 입주협약을 맺은 상태다. 4차 인문학 아카데미 때는 여섯 차례 ‘인문학적 집 짓기’ 강좌도 열었다. 박 전 지회장이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공기 좋은 곳에 조합원을 살게 하는 것이 아니다.

“집을 함께 짓는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에 봉착할 것입니다. 설계 과정부터 예산, 그리고 그 사이에 일어나는 수많은 결정 과정. 조합원들이 이것을 함께 해결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죠. 집 짓는 것 하나도 함께 못하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대기업노조 조합원의 전원생활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는 조합원들끼리 같은 공간에서 서로 나누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볼 계획이다.

“노동운동은 궁극적으로 공동체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는 나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인데 그 지점에서 관건은 의사소통입니다. 거기에서 인문학이 고리 역할을 하는 거죠. 김상봉 교수가 주창하는 노동자의 경영 참여도 그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제야 인문학 교육을 하고 공동체 마을 사업을 추진하는 연결고리가 잡힌다.

‘자녀 채용’ 문제도 극복

박 전 지회장이 재임 중이던 지난해 광주공장에서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비정규직 노조 간부가 ‘사내 하청 노동자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면서 분신한 것이다. 이 일이 있기 직전, 금속노조 기아차지부가 회사 쪽과 ‘정규직 자녀 채용 가산점’ 기준에 합의했다. 회사는 진행 중이던 광주공장 생산직 신규 채용 때부터 이번 합의를 적용키로 했다. 광주공장지회는 비정규직분회3와 비정규직의 ‘선별적 정규직화’에 대한 방침을 협의해 정했다. 모양이나 형식논리상 정규직 자녀와 비정규직이 새 정규직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에 놓였다.

“모든 현실 조건을 고려할 때 두 사안은 직접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청년실업 문제로 보면 심각성을 드러낸 사건임이 틀림없습니다. 노조가 대중조직이다보니 조합원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저 또한 정규직 자녀 채용 가산점에 대해 상급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 조항은 분명 사라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노동자들의 사고가 크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조합원들에 대한 인문학 교육의 필요성을 여기에서도 찾는 것으로 보였다. 인문학은 노동자에게 기다림의 학문인지도 모른다. 기적이 기적처럼 오지 않듯이, 뚜렷한 성과는 인간의 내면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 전 지회장의 시도는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때론 문장의 행간이 더 많은 서사를 담고 있듯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은 의미를 함축할 때도 있다. 인문학이 모든 노동자에게 자유를 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글 김원일 기자 nirvana@hani.co.kr

1 민주노총 내 정파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민족해방(NL) 노선인 최대 정파 ‘국민파’는 사회적 대화를 중시하고, 민중민주(PD) 노선인 ‘중앙파’와 ‘현장파’는 강경투쟁을 중시한다. 하지만 이 정파들도 실천 강령 등에 따라 다시 세분화된다.

2 아름다운재단이 주도하는 노란봉투 캠페인은 47억원 손배·가압류로 고통받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계와 의료비를 지원하기 위해 1인당 4만7천원씩 4만7천명의 기부자를 모으고 있다.

3 기아자동차는 2008년 정규직 노조에 비정규직이 가입해 ‘1사 1노조’가 됐다. 현대자동차는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가 따로 있는 ‘1사 2노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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