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2.02 17:50 수정 : 2014.01.0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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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성폭력 기사를 클릭해보면 가해자를 비난하는 댓글 중에는 꼭 감옥에 가서 똑같이 당해보라는 저주가 있다. 위협적인 동성애자를 만나서 응분의 죗값을 치르라는 이야기다. 세간에는 감옥에 가면 동성애자와 맞닥뜨린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물론 감옥에서도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는 흔히 생각하듯 ‘변태’들의 일탈 행동이 아니다.

동성애와 이성애는 그 정의상 사랑의 대상 선택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폭력과 사랑을 구별하는 척도가 될 수 없다는 점부터 지적하고 싶다. 이런 관점은 감옥을 별난 세계로, 재소자를 이상한 사람으로 묘사하면서 감옥 밖 ‘우리’의 일상과 분리시킨다. 내가 경험한 성폭력은 난데없이 들이닥친 불행이 아니었다.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의 일부였다. 몸을 매개로 친밀함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성폭력은 ‘동성’보다는 위계적 ‘형제’ 관계에서 비롯됐고, 사랑보다는 지배에 가까웠다. 즉, 형-동생 관계에서 파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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