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0.07 13:27 수정 : 2013.10.09 19:52

가상 인터뷰

에로 거장 봉만대가 아티스트 봉만대에게 묻는다.


Q 에로 거장 봉만대

A 아티스트 봉만대


Q 드디어 1천만 뷰 클릭을 기록했어. 축하해.

A 어, 그래.

Q 반응이 뭐 그래? 대중이 극장에서 안 보고 집에서만 봐서?

A 기자·평론가들도 재미나다고 얘길 했잖아? 별도 4개씩이나 주고. 지금도 트위터에선 굿굿, 이러는데…. 평점도 좋고. 근데 왜 영화관에 와서 보지 않았을까? 뭐가 문제였을까? 내 연기도 좋다고 했는데.

Q 그러게. 새로운 장르에, 코미디는 아니지만 웃기는 영화인데…. 연말에 신인배우상이라도 노려봐.

A 영화밥 20년 만에 신인배우상이라. 그게 더 코미디다. 감독이 감독상을 받아야지.

Q 상 받으려고 만든 거 아니잖아. 그냥 네 얘길 하고 싶었던 거잖아.

A 솔직히 상 받고 싶다. 너도 내 연기 봤잖아? 배우가 아닌 감독이 연기를 한 거잖아. 감독하면서 이 정도로 연기 잘하는 대한민국 감독 있어?

Q 있어. <똥파리> 양익준 감독님.

A 장르가 다르잖아.

Q 또 있어. <땡볕> 하명중 감독님.

A 아∼! (깊은 탄식)

Q 앞으론 감독이나 잘해. 예술 같은 거 하지 말고. 대중성을 키우라고.

A 대중이 뭔데? 극장에 오지 않는 대중?

Q 진정한 상업영화를 해. 네가 좋아하는 거 하지 말고. 대중을 위한 대중에 의한….

A 나 상업영화 한 건데… 진짜로. 이번 건 특히나 더.

Q 에로를 표방하는 영화는 대중이 잘 안 봐. 특히 여성 관객은. 마케팅의 실수였어.

A 제작사가 어렵게 어렵게 부가판권 사업으로 간신히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거든. 영화관에서 기대 이하니까 실망이 컸을 거야. 뭐랄까 투전판에서 모은 돈으로 카지노에서 베팅하다 무너지는 느낌. 뭐 그런 느낌 아닐까.

Q 그래서 영화가 쉽지 않은 거지.

A 잘됐으면 제작자도 앞으로 웰메이드 영화를 만들겠다고 했을 텐데. 주변 반응 때문에 잘될 거라고 생각했어. 그게 서로 괴로운 거지.

Q 그래서 우울해?

A 지금은 좋아졌어. 개봉 일주일 뒤에는 관객 수 보고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 미친놈처럼 지냈다니까. 술만 먹고. 극복하기 힘들었어.

Q 솔직히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로 보이지 않던데.

A 그게 구분이 되냐. 내가 TV 영화 만든 것도 아닌데. 그럼 어디서 봐? 극장용이면 극장에서 봐야지.

Q 그러게. 나도 답답하다. 너라고 극장에서 흥행 안 하고 싶었겠냐. 흥행이라는 걸 극장 관객 수로만 재잖아.

A 홍보 비용이 없었어. 극장도 많이 없었고. 그것도 퐁당퐁당에 오후 늦게 한 번이거나 아니면 새벽에 틀고.

Q 요즘 관객 참 귀신 같지. 알 수가 없어.

A 학습이 잘된 대중이야. 판단도 잘 내리더라.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극장에서 볼 영화, 다운로드할 영화, 그렇게 둘로 갈라지더라. 홍해 갈라지듯.

Q 10대들은 봉만대가 누군지 모른대. 그래서 극장 흥행이 안 된 거 아닐까?

A 사실 극장에서 공약도 했는데. 100만 관객 들면 누드 화보 찍겠다고.

Q 안 된 게 다행이지?

A 색다른 화보를 찍고 싶었어. LUCANA의 작품처럼 예술성 짙은 그런 사진을. 그들이 볼 기회를 버린 거지.

Q 너무 그들을 탓하지 마. 네 뒤에는 너를 응원하는 1003만 명이 있어. 이제부터 더 잘하면 되잖아. 그래도 <신데렐라>는 많이 봤지.

A 위안이 안 되잖아. 그건 15세 관람가야.

Q 그럼 답 나왔네. 15세 관람가를 찍어. 아니면 12세 관람가를 찍든지. 전체 관람가도 좋고. 이왕 하는 거 좋은 배우 쓰고. 흥행 공식에 맞춰 찍어. 극장에서 흥행하고 싶다며?

A 콱 그래버리자. 근데 누가 투자해주려나?

Q 할 이야기는 있니?

A 없어.

Q 그냥 하던 거 해라. 못하는 것을 잘하려 하지 말고 잘하는 것을 더 잘하려고 해야지.

A 그래. 난 19세가 어울려. 뜨거운 연애의 온도를 지닌 그들을 위해서라도 뭔가 계속해야지. 근데 19세 이것들은 어디서 뭘 하며 노는 거야?

Q 공부하잖아. 대학가 카페 안 가봤어? 거기 완전 도서관이잖아. 애들 공부만 한다니까. 연애도 안 해. 돈도 안 쓰고. 몰랐어? 심신 위안용으로 뒤늦게 네 영화 다운로드하는 거야. 그나마 돈 주고 본 사람이 1천만인 게 다행이지. 만대가 현실을 모르네.

A 고맙네. 먹고살기 힘든 시기에 돈 주고 내 영화를 봐주다니.

Q 솔직히 말해봐. 너 진짜 에로 좋아해?

A 솔직하게?

Q 그래, 솔직하게.

A 난 뭐 태어나 울 때 응애응애 안 하고 에로에로 하며 울었겠냐? 첨부터 좋아했던 건 아니지. 아마도… 음… 첫사랑에 실패해서 그런 거 같아. 거의 처용가 수준이었거든.

Q 그건 여기저기서 이야기한 거잖아. 그거 말고 좀더 깊숙이 들어가봐.

A 사춘기. 호기심이 극으로 달할 때인가? 아… 모르겠네. 더 이상 묻지 마. 나도 몰라.

Q 차기작은 있어?

A 있어.

Q <봉만대 아티스트 2> 이런 건 아니지?

A 투(2)는 극장 흥행해야 나오지. 너도 알잖아.

Q 1천만 뷰 했는데 하면 안 되는 거야? 에로에 대해 좀더 궁금한 게 있었는데.

A 그건 다음에 기회가 되면 4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서 보여줄게. 미드(미국 드라마)처럼 있어 보이게. 실은 사극을 하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

Q 마음의 준비? 뭐가 그리 복잡해. 쉽게 말해.

A. 대본은 있고 사극이야. 계약하면 알려줄게.

Q 그거 에로야?

A 네가 에로를 알아?

Q 알아. 벗기는 거잖아.

A 벗는다고 다 에로는 아니야.

Q 제목만이라도 말해주면 안 되나?

A <오색동상전>.

Q 봉만대의 에로틱 사극 <오색동상전>이라…, 오~색! 재미있겠는데. 사극 좋아해?

Q 무척 좋아하지. 하면서 맘 굳혔어. 앞으로 사극 3편 정도는 하고 싶은데, 되려나.

Q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2>를 찍지 그래? 많이 볼 텐데. 그건 지금도 케이블에서 하잖아.

A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같은 사극 버전은 어때?

Q 그것도 좋겠다. 아티스트봉이 마지막으로 에로봉에게 하고 싶은 말 없어?

A 음…. 옛날에는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질병이었으나 현재의 아이들은 무분별하게 스마트 기기를 다루는 게 질병이지. 큰 병이야. 영화를 보는 방법도 많이 달라질 거야. 영화는 필름이라며 소리치던 시절이 언제였지? 기억도 안 나. 이젠 모든 게 디지털화됐어. 생각마저도. 제3의 문화는 이미지로 가는 세상이야. 과거의 문맹은 글을 모르는 거지만 미래에는 이미지를 모르면 문맹이라는 소릴 들을 거야. 극장에 못 온 건 불편하니까 그랬겠지. 리모컨을 들고 누워서 보는 관객도 중요해. 더 이상 앉아서 보라고 강요하진 말자. 나도 제3의 문화를 준비하고 있으니까. 시대가 달라졌어. 아니 빨라졌어. 빨라도 너무 빨라졌어. 케이블 세대와 인터넷 세대, 곧 태어날 스마트 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볼게. 그리고 그들을 이해할게. ‘21금법’도 만들어지길 기대할게. 제한상영가 이거 너무하잖아. 상영관도 없는데, 보지 말라는 말이잖아. 다양성 문화와 아티스트의 삶을 위하여 21금법 국회 상정!

Q 고마워, 아봉. 빨리 회복해서 좋은 영화 만들어.

A 내가 고마워. 에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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