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0.07 13:05 수정 : 2013.10.07 13:05

‘에로 영화=저급한 B급 영화’라는 선입견은 유서 깊다. 1980년대 <애마부인> <뽕> <산딸기> 시리즈는 우리 눈에 짙은 색안경을 씌웠다. 동물적 본능과 희화화된 성행위로 가득 찬 이 영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상업성에 굴복한 ‘예술’ 앞에서 감독이 느꼈을 자괴감에 연민의 감정이 들 정도다.

봉만대. 그는 달랐다. ‘에로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달릴 정도로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1999년 영화 <도쿄 섹스피아>로 데뷔한 뒤 지금껏 20편 남짓 성인영화를 만들며 에로영화에 대한 이미지를 새로 구축해왔다. 충무로 진출 첫 상업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2003)은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널리 각인시켰다. 에로영화 외길 인생(?)을 접을 만도 한데, ‘성’과 ‘성인영화’에 대한 탐구와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그 결과물이 꼭 10년 만에 <아티스트 봉만대>로 나왔다.

지금 그는 새로운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애마부인> <뽕> <산딸기>를 넘어선 자신의 전작들마저 능가해, 상업성과 예술성을 모두 갖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까. 그의 ‘에로’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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