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9.01 15:43 수정 : 2013.09.02 13:47

뱅크시의 그래피티.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라는 문제적 집단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온전한가. 그들을 규정하고 설명하려는 시도 는 넓은 스펙트럼을 이루고 있지만, 한 가지 분광되지 않는 것이 있다. 그들을 우리 안에 포함시키지 않으려는 ‘외부 화’의 태도다. 그런 태도는 일베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메울 수 없는 공백을 남긴다. 그들은 외부에서 침입한 것이 아 니다. 우리에게서 싹 튼 것이고, 우리 안에서 자란 것이다.

일베는 개별자들의 정체성의 합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어떤 성격이 외설적으로 드러나는 징후적 현상이다. 일베는 명사(존재)이기 전에 형용사(상태)이고, 심지어 부사(정도)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 안에 감춰진 모습의 일부가 난 반사된 거울상일 수도 있다. 우리는 쉽게 일베를 악마화한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오히려 일베스럽지 않은가.

<나·들>이 우리 안에 웅크린 낯선 일베를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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