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8.06 11:07 수정 : 2013.08.07 17:56

여류 소설가 정유정은 지금 한국 문학계의 대세이지만, 문단 어디에도 온전히 ‘배치’되지 않는다.

이미 변별력이 다한 것으로 간주되는 ‘순수-참여’의 구도는 그렇다 쳐도, 그가 대중소설 쪽인지 순 수소설 쪽인지 분류가 쉽지 않다. 작품에서는 장르 소설 스타일을 뚜렷이 내비치지만, 인간 자체를 탐문하는 집요함에서도 이른바 본격 소설을 능가한다.

생물학적 성별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심지어 그를 여류라 부르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여류(女流), 즉 ‘전문적인 일에 능숙한 여자’라는 남성 지배적 분류 체계 앞에서 그는 레이스를 찢어 던진다.

근친교배가 지배하는 한국 문학계에 이 혼종성의 주체는 낯설지만 강할 수밖에 없다. 그는 문단에 서 배출되지 않고 자신의 삶에서 치열하게 성장해왔다.

그의 성취는 풍자이거나 혹은 신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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