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4.04 14:10 수정 : 2014.06.13 13:37

지난해 9월 24일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장관 초청 전직 부총리·장관 만찬 간담회’.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원부터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현 기획재정부에서 부총리·장관을 지냈던 인사들이 모였다. 뉴시스
나는 ‘모피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윤증현 전 장관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장 임기 3년을 꽉 채웠고, 이명박 정부에서 1년4개월간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으니 경제 관련 시민운동을 하는 나로서는 참으로 모진 악연을 맺은 분이다. 지금 경제개혁연대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면, 윤증현 전 장관이 언급된 각종 논평·성명·보고서 등이 54건이나 나온다. 역대 대통령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격렬하게 경제개혁연대의 비판 대상이 된 공직자다.

 

시민단체 ‘따거’, 모피아 ‘따거’에 KO패

2005년 3월 초로 기억한다.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사퇴한 이후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가장 유력한 경제부총리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1997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으로서 환란의 주범이며 진도그룹의 불법 대출에 관여했다는 등의 온갖 의혹을 들어 경제부총리 임명을 반대하는 논평을 냈다. 다음날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겠으나, 윤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경제부총리 고사의 뜻을 밝혔다. 그런가 보다 하고 있는데, 당시 김석동 재정경제부 국장한테서 윤 위원장이 저녁 식사를 같이 했으면 한다는 연락이 왔다. 일국의 금융감독기구 수장이 초대하는데, 내가 뭐 중뿔나게 잘났다고 거절하겠는가. 기꺼이 응했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글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 학교 다닐 때 공부만 하던 ‘범생이’였다가 교수가 된 뒤에야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하게 됐는데, 여전히 범생이 스타일로 재벌개혁 운동을 하고 있다. ‘작은 성공 경험을 축적해 과거로 되돌아가지 못할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방법론을 실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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