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4.03 23:55 수정 : 2013.04.03 23:55

알바연대는 지난 3월 14일 서울 양재동 SPC 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알바 5적’으로 선정된 파리바게트 아르바이트의 고용 실태를 공개했다. 한겨레 박승화 기자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알바연대 유인물입니다. 태어난 지 3개월 됐고요. 키는 14.56cm고 허리둘레는 10.3cm예요. 예쁘게 보이려고 녹색 스카프도 둘렀어요.

아, 지금은 3월 13일 새벽 1시예요. 문미현(33)씨가 저를 데리고 나오는 바람에 잠도 못 자게 생겼어요. 이런, 비까지 내려서 조금 춥네요. 어딜 그렇게 돌아다니느냐고요? 지금 서울 지하철 양재역 2번 출구인데요, 아, 흔들리는 걸 보니 미현씨가 또 어디로 움직이나 봐요.

딸랑딸랑. 편의점 문에 달린 종소리가 멈추기도 전에 마음 급한 구교현(36)씨가 말을 건네요. “안녕하세요, 알바연대입니다. 알바들의 권익을 위해 일하고 있는데요. 시간 되면 설문조사해주실 수 있을까요?”

새벽 비 맞으며 알바 권익 알리기

그럴 줄 알았어요. 오늘밤도 제 동생인 설문조사지를 돌리러 나왔네요. 지난 1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밤에 출동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커피숍 등에서 일하는 야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만나 실태조사를 하려고요. 원래 알바를 하면 최저임금 4860원 이상을 줘야 하고, 5인 이상 사업장은 야근수당까지 합쳐서 최저임금의 1.5배 이상을 줘야 한대요. 그런데 우리 가족이 이번 달 4~5일 밤에 다니며 받은 설문조사 60장을 정리했더니 58.3%가 최저임금 4860원도 못 받고 일하고 있대요. 주휴수당을 못 받은 사람은 무려 93.3%가 된다고 하네요. 설마, 주휴수당을 모르시는 건 아니겠죠? 자자, 제 배에 적힌 글씨 좀 보세요.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고 개근하면 하루의 법정 휴일을 받습니다. 1일 평균치에 해당하는 임금을 주휴수당으로 받습니다.’ 에헴, 아는 척 좀 했습니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김민경 <한겨레> 토요판팀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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