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2.05 02:18 수정 : 2013.02.05 02:18

인천시청 앞 공공운수노조 인천택시 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 버스 운전기사 설훈. 한겨레 박승화
택시기사 김용생(54)씨는 하루 근무를 방금 마치고 인천시청 후문 앞 좁은 천막 농성장에 도착했다. 동료들과 천막을 지키기로 약속한 날이다. 김용생씨가 가입한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는 지난해 말, 인천시에 택시업자에 대한 행정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장을 차렸다. 지난해 초에 이어 두 번째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는 택시사업자들의 불법행위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여전히 논란 중인 ‘택시 대중교통법’도 천막 농성에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른바 ‘택시 대중교통법’을 계기로 대중교통 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당이나 후보들이 앞다투어 정책을 내놓았고, 결국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 무엇보다 택시기사들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본 선거운동 전략이 배경이었을 것이다. 이 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버스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두 차례 ‘파업’을 선언했다.

이 버스 파업에 참가할 뻔한 버스기사가 있다. 인천에서 30년째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버스기사 설훈(57)씨는 얼마 전 회사 구조조정으로 해고되었다가 노동위원회의 복직 명령을 얻어 복직했다. 인천은 지자체가 운행 수익을 보장하는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한다. 그런데도 구조조정되는 이유는 회사가 어려워서가 아니다. 회사끼리 노선을 사고 팔기 때문이다. 그때 평소 독립적인 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현장 모임을 진행하거나 직원 권리를 꼼꼼하게 요구하는 설훈씨 같은 사람을 함께 정리하려고 했다.

인천 시내의 같은 도로에서 마주쳤을 택시기사 김용생씨와 버스기사 설훈씨는 이날 천막 농성장에서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준형/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공공운수연맹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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