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2.05 01:55 수정 : 2013.02.05 02:05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곽승준. 한겨레박승화
뭔가 다른 유형의 보수다. 뭔가 다른 유형의 사람이다. 일단 관상부터가…. 이명박 대통령의 ‘왼팔’이었던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얼굴은 진보 정당의 전당대회에서나 마주칠 법한 인상을 풍긴다. ‘오른팔’이라는 관용어를 피한 이유는 만약 이런 사람을 ‘오른팔’로 둔 대통령이라면 왼쪽에는 팔이 안 달려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서다. 조심스러운 어휘 선정, 금기와 경계를 정확히 파악한 유머 감각, 세계를 향한 선량한 진심을 증명하려는 열망이 엿보이는 겁 많은 눈빛(괴롭히면 ‘엉’ 하고 울음을 터뜨릴 듯한 그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나·들> 안영춘 편집장의 눈매를 떠올리게 한다), 쓸데없는 무게를 털고 공기 중을 날아다니는 가벼운 목소리. 무엇보다 월간지의 의뢰를 받은 인터뷰어들 앞에서 잔뜩 몸을 수그린 이 태도를 보라. 장관급 공무원이 맞는가. 어디 한번 반말로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불평 없이 존댓말로 대답해줄 것만 같다.

세계관으로 들어가보면 가관이다. 인터뷰 도중 소리내 웃고 말았다. 사회적 안전망 구축, 비례선거 확대, 청년 비정규직의 정치 세력화. 이게 어디서 듣던 이야기더라? 지난 호 인터뷰한 김소연·김순자 대통령 후보의 입에서 나오던 말 아닌가! 노동자의 시대, 좌파의 시대를 열겠다는 정치인들 말이다. 블라인드 방식으로 대화한다면 곽승준 위원장이 보수에 속한다고 판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게 이 만남의 목적이다. 그가 ‘진짜’인지 판정하는 것. 그의 언어가 행여 립서비스는 아닌지. 세계관에 일관성이 있는지. 일단 첫인상은 꽤 좋다. 그래도 대화는 강도 높게 시작해보았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손아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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