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2.05 01:33 수정 : 2013.02.05 01:34

연예 매체의 클릭 경쟁은 누리꾼들의 기사 소비 행태와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 정수성 의원(새누리당)이 지난 1월10일 오전 국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김황식 국무총리가 대독하는 동안 인터넷으로 연예뉴스를 살펴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클릭은 밥이다

우선 인정하자. 인터넷 매체의 소비자인 독자, 그러니까 우리가 누르는 클릭은 인터넷 매체의 밥이다. 이것은 비유가 아니라 현실이다. 김훈(소설가) 투로 이야기하면, 밥보다 위대한 건 없다. 저널리즘보다 월급봉투가 우선이다. 토끼 같은 자식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다린다. 한국기자들이라고 저널리즘 하고 싶지 않겠는가. 누군들 스스로 미끼 기능공이 되고 싶겠느냐 말이다. 헉! 충격, 경악, 숨막힘 등으로 점철된 인터넷 매체들의 기사 제목이 생겨난 연원은 밥이고, 이런 퇴행적인 유사 저널리즘이 유지되는 이유도 밥이다. 월급은 줘야 하지 않겠느냐 말이다.

이렇게 밥이 모든 원칙보다 우선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거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급상승 인기 검색어에 실시간으로 적응하면서 인터넷 매체들은 ‘헉!’ 소리나게 충격적이고, 경악스럽게 숨막히는 기사들을 써내려가고 있다.

매체 소비자의 클릭을 유발하는 힘은 기사의 가치에서 나오지 않는다. 현명한 소비자들의 심미안에서 나오지 않고, 기사를 생산한 매체의 브랜드에서 나오지 않는다. 언감생심, 그 기사를 쓴 기자의 정체성에서는 더욱 나오지 않는다. 그 힘은 그저 자극적인 제목에서 나올 뿐이다. 여기에 무슨 대단한 전략 따위는 없다. 포털 사이트의 첫 화면에 기사가 걸리고, 그 제목이 자극적이면 독자들은 그 기사를 클릭한다.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를 클릭하는 독자들이 여전히 많고, 인터넷 매체들이 실시간으로 근친상간하듯 서로 비슷비슷한 기사들을 ‘충격’적이고 ‘경악’스럽게 양산해내면, 소비자들은 그 기사를 검색해서 아니 검색어를 검색해 나오는 결과로서그 기사들을 클릭한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원, <슬로우뉴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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