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2.05 01:09 수정 : 2013.02.05 01:36

헐리우드 영화 홍보 행사를 취재 중인 연예 기자들. 한겨레 박승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다. 시청률은 얻어먹은 욕의 총량과 강도의 합에 비례해 고공행진한다. 욕하면서 읽는 기사도 있다. 주로 연예 매체 기사들이다. 누리꾼들은 이런 매체의 기자들을 ‘기레기’(기자 쓰레기)라고 부르며 손가락질한다. 또 그 손가락은 높은 클릭 수를 일으켜 문제의 기사들에 광고 수익을 선물하는 데도 쓰인다. 누리꾼들은 기실 이런 기사(혹은 기자)와 적대적 공생관계다.

하지만 수요자와 공급자 간 실존의 무게는 기우뚱하다. 읽는 이들은 허망하거나 따분하거나 눈이 번쩍 뜨이고 말지만, 쓰고 찍는 이들에게는 착취를 감내하는 고된 노동의 ‘먹고사니즘’이다. 연예인들은 어떨까. 사진 속 주인공이거나 기사 속 주어가 되는 이들은 칼날 위에서 춤추는 인형들이다. 따지고 보면 세 주체 모두 포털이라는 빅브러더에 포섭돼 각자의 역할극을 수행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연예 저널리즘도 저널리즘이라면, 아니 저널리즘이기에 그에 합당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얘기해봐야 한다. 연예 저널리즘은 오늘날 저널리즘의 병폐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연예 저널리즘은 ‘나들’도 수요자로서든 공급자로서든 복잡하게 연루돼 있는 사안이다. <나·들>이 적극적으로 탐문에 나선 이유다.

관련기사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