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1.08 17:50 수정 : 2013.01.08 17:53

2012년 11월 29일 오후 3시 44분. 서울의 한 지상파 방송사 뉴스룸은 패닉에 빠졌다. 이날은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호’의 3차 발사가 예정된 날이다. 방송사는 나로호가 대기권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생중계하기 위해 특보를 준비했다. 연출감독(PD)은 나로호 발사가 성공했을 때와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두 가지 경우의 수로 뉴스를 준비했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엔 중계차가 나가 있고, 보도국 기자들은 성공과 실패 상황에 맞춰 미리 준비한 기사를 송고해왔다.

무대감독(FD)은 이 기사를 프린트해 뉴스 연출을 맡는 부조정실과 앵커 자리, 앵커가 보고 읽는 투명 화면을 실시간으로 타이핑하는 프롬프터에게 뿌렸다. 이들에겐 PD가 준비한 2개의 ‘큐시트’1도 전달됐다. 기술감독과 카메라 감독도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고, 컴퓨터그래픽 제작팀도 나로호가 대기권 밖으로 사라진 뒤 발사부터 우주까지의 궤도를 보여줄 그래픽을 준비해놓고 대기 중이었다. 3년차 경력의 조연출(AD) 조수연(가명·29)씨는 부조정실에 앉아 뉴스 화면에 들어갈 자막 입력을 준비하며 초조한 마음을 가다듬었다.

나로호 발사 취소 “확 공중에서 폭발해버리지”

그러나 나로호는 하늘로 떠보지도 못한 채 발사가 취소됐다. 1차 발사와 2차 발사 때는 적어도 발사한 뒤 여러 가지 이유로 궤도 진입에 실패했지만, ‘발사 취소’라는 시나리오는 생각지도 못한 변수였다. 보도국과 뉴스룸 곳곳에서 비명과 탄식이 터졌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재훈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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