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1.08 17:43 수정 : 2013.01.08 17:45

이번 대통령 선거는 참으로 기묘했다. 과거의 기억이 다시 돌아와 일전을 벌이고, 낡은 가치들이 짐짓 여전히 새로운 가치인 양 행세를 했다. 제스처는 실천을 방불했지만, 내용은 공허했다. 이 과정에서 진보나 노동의 이슈들이 종적을 감춘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정권 심판’이라는 말은 난무했지만, 그 ‘정권’의 무엇을 심판해야 하는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정권을 주고받은 ‘두 정부’가 진영 논리를 앞세워 자기 정당성을 주장했을 뿐이다.

그러나 보수정치가 죽기살기로 맞부딪히면서 모든 물량을 독점했는데도, 그 틈새에 끼어 진보정치는 4명의 후보를 냈고, 그중 2명이 해산 직전에 있는 진보신당에서 나왔다. 진보정당을 표방한 후보들이 ‘야권연대’라는 미명하에 하나둘 사퇴할 때도 진보신당에서 나온 두 후보는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마침내 그렇게 했다. 그것도 지난 총선에서 미미한 득표율을 기록하는 바람에 한때 등록 취소까지 됐던 진보신당이 배출한 두 후보가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다. 일반적인 시선으로 본다면 이상한 풍경이었을 것이다. 모두가 단일화와 통합을 부르짖는데 지지율 1%를 가까스로 넘긴, 이름만 남은 진보정당에서 후보가 둘씩이나 나와서 야권연대에 힘을 보태지 않았으니 말이다.

호기심 충만한 이들이라면 이 상황을 비아냥거리기보다 사연이 무엇인지 궁금할 것이다. 그래서 김소연 전 후보를 만나러 갔다. 김소연은 “사전 질문지 같은 것도 없이 하느냐”고 너스레를 떨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사전에 조율 같은 것 없이 바로 진행하는 것이 <나·들> 인터뷰의 특징이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단도직입해, 야권연대와 관련한 질문을 했다. “(우리 캠프에서는) 누가 당선이 되든 노동정치에 적합한 후보라고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문재인 후보가 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김소연의 대답이 돌아왔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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