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2.29 02:08 수정 : 2012.12.29 02:11

한평 남짓 될까.

 서울 중구 필동의 샘표식품 본사에서 가장 호기심을 발동한 곳은 사장실이었다. 워낙 좁다보니 그 흔한 소파도 없다. 대신 사장을 찾아온 손님들은 복도에 놓인 의자를 이용한다. 노트북을 얹을 수 있는 작은 책상만 하나 덜렁 있다. 책장도 들어가기 벅차서인지 찾아볼 수 없다. 번지르르한 응접세트와 골프 연습 매트 등을 갖춘 일반 기업의 사장실과는 참 많이 달랐다.

 샘표식품 경영진이 대대로 검소하기로 유명하다는 소문은 익히 들은 터였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박진선(62) 샘표식품 사장은 “한 평이라니, 두 평은 될 거예요. (웃음) 거기 앉아 있을 일이 거의 없으니까 넓을 필요도 없죠”라고 말했다. 샘표식품에서 결재는 대부분 회의실에서 이루어진다. 직원들보다는 사장이 결재를 하려고 직접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결재서류를 사장실에 들고 와서 하는 게 웃긴 개념이에요. 그렇게 되면 보고하는 사람이 주눅이 들거든요. 회의실에서 같이 앉아 이야기하면 편하게 말할 수 있는데 다리 아프게 서서 할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게 싫더라고요. 가끔 꼴보기 싫은 직원들은 불러다 세워놓고 싶기도 하지만요. (웃음)” 박 사장은 간혹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해당 부서로 찾아가 질문도 한다. 죽 다니다가 직원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귀띔했다. “목에 힘주는 걸 참 못 하겠더라”는 박 사장의 평소 스타일이 묻어난 답변이다.

 올해로 창업 66주년을 맞은 샘표식품 박진선 사장을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과 <나·들>이 만났다. 대담은 11월 12일 오전, 박 사장이 주로 업무 보고를 받는다는 그 회의실에서 했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담 예종석 교수, 정리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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