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1.08 18:14 수정 : 2013.01.08 18:14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한독약품 본사 건물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한번쯤 권하고 싶은 게 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1층에서 20층까지 걸어서 올라가자. 2012년 12월 12일 오전, 김영진(56) 한독약품 회장을 만나러 간 예종석 한양대 교수와 기자도 한번 도전해봤다.

1층 비상구 계단에 들어서면 뚱뚱해서 보기 흉해진 얼굴의 모나리자 그림이 벽에 붙어 있다. 모나리자 아래엔 ‘1층을 20초에 걸으면 3㎘가 감소한다던데…’라고 써 있다. 모나리자는 머릿속으로 ‘1년에 3kg 감량’이라고 되뇌고 있다. 한 층 한 층 올라갈 때마다 모나리자는 점점 날씬해지고,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격려의 코멘트를 날린다. 15분쯤 지났을까. 마침내 도달한 20층에선 진짜 모나리자가 기다리고있다. ‘어머 누구?’ 하며 1층의 뚱뚱한 모나리자를 떠올려보는 센스도 잊지 않는다.

계단 오르내리기는 한독약품이 직원 건강 차원에서 3년째 실시하는 독특한 기업 문화다. 처음 제안은 직원들이 했다. 경영진과 직원들이 분기마다 모이는 ‘한독 한마당’에서다. 사장 혹은 회장이 연단에서 직원들에게 훈시하는 조회를 없애고 만든, 일종의 타운홀 미팅이다. 영업실적을 공유하고 신입사원을 소개하는가 하면 자유로운 대화도 오간다.

“어느 날, 한 직원이 ‘회장님의 올해 결심은 무엇이냐’고물었습니다. 건강을 위해 살을 좀 빼야겠다고 했죠. 그랬더니 ‘회사 안에서 걷기 운동’을 하자고 제안하더라고요. 옳다구나 싶었죠.” 7분 만에 20층 계단을 오르내린다는 김 회장의 이야기다. 그렇다고 모든 직원에게 강요하진 않는다. 김회장이 지하 1층 구내식당에서 식사할 때, 비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김 회장은 계단을 오른다. 그는 탈권위적 기업 문화를 작은 데서부터 이루고 싶다고 한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담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정리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김영진 회장 프로필

1956년에 태어난 김영진 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MBA 과정을 공부했다. 1984년 독일 훽스트사 파견 근무를 시작으로 한독약품 경영조정실장, 부사장, 사장 등을 거쳐, 2006년 회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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