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2.29 02:20 수정 : 2012.12.29 02:21

<미생>이라는 만화가 있다. 미생(未生)을 한자 그대로 풀면 ‘아직 살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본래 바둑 용어로 ‘두집, 즉 완생을 만들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바둑만화냐고? 아니다. 이 작품에서 바둑은 그저 모티브일 뿐이다. 미생은 초보 샐러리맨의 직장생활을

다룬, 일종의 기업만화다. 주인공 ‘장그래’는 좌절한 바둑 꿈나무였다. 어릴 적 바둑에 특출한 소질을 보여 프로 바둑 기사가 되기 위해 한국기원에 들어갔다.

청소년기를 송두리째 바둑에 바쳤다. 그러나 끝내 프로기사가 되지 못했다. 20대 초반에 하얗게 재가 되어버린 그에게 남은 건 연습생 시절의 기보들, 부쩍 늙어버린 어머니, 그리고 영영 벗어날 길없어 보이는 가난이다. 그가 지인의 소개로 어느 종합상사의 인턴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작가 윤태호는 화이트칼라의 살벌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한 청년의 성장과정을 눈부시게 빚어냈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권일 계간 <자음과모음R>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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