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2.28 11:27 수정 : 2012.12.28 11:28

텔레토비 동산의 꼬꼬마들을 여기서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그야말로 무릎을 치게 만드는 설정이다. 캐릭터들 자체가 웃긴다. 재미있다. 빨간색 인형을 뒤집어쓰고는 걸쭉한 욕설을 서슴지 않는 ‘또’, 특공대 모자를 쓴 노란색 텔레토비 ‘문제니’, 원작에는 없는 흰색 인형에 서울대 정문을 머리에 이고 있는 ‘안쳤어’, 보라색 인형에 침묵 마스크를 쓴 ‘구라돌이’, 녹조라테를 즐기고 레임덕을 애완용으로 데리고 다니는 초록색 ‘엠비’. 이들은 반장 선거를 앞둔 텔레토비 동산의 사이가 더러운 친구들이다. 그럴듯한 캐릭터와 깨알 같은 디테일이 기가 막히다. 모처럼의 정치풍자 코미디라 반갑기도 하지만, 더구나 ‘고퀄’이다.

 tvN 코미디 프로그램 의 가장 대표적인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는 ‘회장님 회장님’ 이후 최고의 풍자 코미디다. 기껏해야 1.5% 남짓한 시청률의 케이블TV 프로그램의 한 코너지만 그 안에 숨겨진 엄니는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강하고 독한 풍자로 우리 정치의 허위와 위선을 드러낸다.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감사 자리에서 “박 후보로 출연한 출연자가 가장 욕을 많이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순하게 나오며 욕도 안 한다”면서 ‘여의도 텔레토비’가 시청자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은 이 프로그램을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심의 안건으로 상정케 했다. 결국 ‘문제없음’으로 판정되기는 했지만 코미디와 정치풍자에 대한 보수 정치권의 인식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하긴 그런 식으로 ‘길들이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독하다.

<기사 전문은 <나·들> 인쇄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근서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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